매일 5분 걸리던 야근 신청을 3초로 줄인 방법

야근 관리 시스템을 만들게 된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불편해서였습니다. 강북청년창업마루에서는 야근을 할 때 구글 폼으로 연장 신청을 해야 했는데, 같은 정보를 매번 다시 입력하는 일이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자주 사람을 지치게 했습니다.

반복 입력의 피로

강북청년창업마루의 기존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이름, 기업명, 입주실, 날짜, 시간 같은 정보를 구글 폼에 적어 제출하면 됐습니다. 한두 번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야근이 잦아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정보를 거의 매일 다시 적어야 하고, 그때마다 몇 분씩 집중이 끊깁니다. 바쁜 날에는 신청 자체보다 그 반복 입력이 더 피곤하게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귀찮음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매번 손으로 입력하는 구조에서는 휴먼 에러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회사명 표기가 달라질 수도 있고, 입주실 호수를 잘못 적을 수도 있고, 날짜나 시간을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3호를 504호로 적는 식의 실수는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데이터가 들쭉날쭉해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공통 정보는 저장하고, 신청은 한 번에

그래서 아예 반복 입력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공통 정보는 한 번만 저장해두고, 이후에는 로그인만 하면 그날 야근 신청을 버튼 한 번으로 끝낼 수 있게 만들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새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절차에서 가장 피곤한 부분만 걷어내는 접근에 가까웠습니다.

구현은 길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짬을 내서 웹으로 만들었습니다. 초반에는 AI 도구와 Claude Design을 활용해 와이어프레임과 화면 시안을 빠르게 잡았고, 그다음 실제 동작에 필요한 프론트엔드와 연동 부분을 붙여 배포했습니다. 처음부터 큰 제품을 만들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 반복되고 있는 작은 불편 하나를 빠르게 줄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중요했던 건 기존 운영 방식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구글 폼 자체를 없앤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그 폼을 매번 번거롭게 작성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 레이어에 가깝습니다. 관리 측에서 이미 쓰고 있는 흐름은 유지하면서, 사용자 입력 경험만 줄였습니다. 덕분에 도입 부담도 크지 않았습니다.

5분이 3초가 되는 마법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기존에는 야근 신청 한 번에 체감상 5분 정도 신경을 써야 했다면, 지금은 사실상 몇 초면 끝납니다. 생각날 때 한 번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신청을 미루거나 놓칠 이유도 훨씬 줄었습니다. “매일 5분이 하루 3초로 바뀌었다”는 표현이 아주 과장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반응도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사용자 입장에서 이걸 만들었는데, 실제로 더 좋아한 쪽은 관리자였습니다. 반복 입력이 줄어드니 오타와 누락 가능성이 낮아졌고, 회사명이나 입주실 정보도 더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북청년창업마루 쪽에서도 사용성과 디자인이 괜찮다는 반응이 있었고, 입주 대표님들이 있는 단체방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다시 확인한 것: 큰 혁신보다 자주 반복되는 작은 불편을 줄이는 도구가 더 빠르게 쓰이기도 합니다. 사용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설계가 곧 운영 효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도구로 분명하게 남긴 결과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야근 관리 전체를 바꾸는 플랫폼은 아닙니다. 운영 정책을 새로 정의하거나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한 것도 아닙니다. 여전히 기존 프로세스 위에서 동작하고, 해결한 문제도 비교적 선명하고 좁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개선이 오래 남습니다. 크고 복잡한 변화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불편을 없애는 일이 더 자주 쓰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다시 확인한 건 좋은 도구는 복잡한 기능보다 반복을 덜어주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용자가 매번 기억하고 입력하고 확인해야 하는 일을 시스템이 대신 가져가면,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생깁니다. 특히 내부 운영 도구나 관리 도구는 더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의 작업을 더 해보려고 합니다. 거대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작은 불편이 더 큰 피로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그걸 빠르게 줄이고 바로 써볼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분명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번 야근 관리 시스템은 그걸 확인한 작은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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